모시는 글

모시는 글
 

<국악대학전>은 축제입니다.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숙성된 결과를 나누는 자리입니다. 
마음을 다해 스승이 되어주시는 선생님이 계시고, 아름다운 과정을 만들기 위해 농부처럼 땀 흘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선생님들께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강좌를 통해 참여자의 성장을 돕습니다. 
정가악회의 정수가 담긴 음악학교와의 연계를 통해 음악의 기술과 음악의 생각 그리고 음악의 영혼과 연결되어 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대라는 공간에서 자신의 지금을 꽃인 양 펼쳐냅니다. 
함께한 모두는 그 향기에 취하고 향기의 이유에 박수를 보냅니다. 
<국악대학전>은 꽤 오랜 시간 많은 정성으로 만들어진 아직은 작은 축제입니다.
 

그런데 <국악대학전>은 모두에게 열려 있지 못합니다.
 몇 차례의 경쟁을 거치고 최종적으로 도 경쟁이라는 마당에 섭니다. 
아름다움의 본래 자리에서는 앞뒤와 고저가 없습니다. 그러나 형식이 그렇지 못합니다. 
장치라고 생각하고 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경쟁이라는 형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학교의 대표 자격을 부여하여 경쟁을 부추기는 듯 보입니다.

이런 노력을 해보았습니다. 
블라인드 테스트로 대변되는 형식적인 공정함으로 제 일을 다 했다고 하지 않으려 합니다. 
공정함은 형식으로 드러나는데 그것을 양심이 이끌도록 합니다. 어렵습니다. 
어렵다는 이유로 애초의 목표를 포기하지 않으려 합니다. 
다각도로 귀를 열고 논의하고 형식을 다듬고 있습니다. 
성장을 위한 과정, 과정의 내용들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과정을 드러내는 것이 형식이 되게 하고자 했습니다. 투명하게 드러내는 내용이 형식으로 나타나게 했습니다. 
허락하는 범위에서 가능한 많은 참가자에게 준비된 마음과 따뜻한 과정을 경험하게 하려고 했습니
선발의 과정에서 참여한 모든 선생님들의 조언을 전달하고자 했으며, 
산조대학전의 경우 1차 선발 후 2차 선발의 과정을 두었고 그 둘 사이에 <정가악회 음악학교>를 두었습니다.

어마어마하게 획기적인 내용과 형식은 아닐 수 있습니다. 
다름을 설명할 말이 딱히 많지 않습니다. 다만 시작의 이유가 공유되고 형식과 내용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국악대학전>의 성장은 참여자인 대학생과 이끌어 주시는 선생님 그리고 땀 흘려 만들고 있는 정가악회가 이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각각 역시 <국악대학전>을 통해서 성장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국악대학전>은 대학생에게 미래, 청년이라는 키워드로 ‘새로운 음악’을 부추기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전통이 곧 권력이 되는 것에 찬성하지도 않습니다. 
진지하게 ‘전통’의 가치를 묻습니다. 전통과 새로움은 서로 반대편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전통은 옛것인데 그냥 옛것이 아닙니다. 지금 이 시대의 필요에 의해 전통이라고 호명 받은 옛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물어야 합니다. 산조가 지금 이 시대에 주는 의미와 가치가 무엇이냐고요. 
필요가 있다면 답이 있을 것이고 필요가 없다면 답도 없을 것입니다. 
답을 할 수가 없거나 필요가 없다면 몇만 년이 되었을지 모르는 저 산의 돌처럼 어느 구석에 돌려놓아도 좋을 일입니다. 
그리고 전통이라는 이름을 거두어도 좋을 것입니다.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강용되었던 것들에, 그래서 ‘돌잔치’처럼 형식만 남은 것처럼 보이는 ‘전통음악’에 그 가치를 다시금 묻습니다. 
찾아진 가치가 있다면 그것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이걸 이제야, 그리고 우리가 해야 하나 싶지만 종종 이런 것들이 역사이고 사명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우리’를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음악을 했던 것 같습니다. 
물음으로써 옛것과 새것이 친구 되게 하고 싶습니다.

<국악대학전>은 아름다운 축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 시간들을 만들고 있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태백, 김웅식, 윤호세, 원완철 선생님(산조). 윤진철, 배연형, 이상화, 정종임 선생님(판소리). 윤문숙, 김윤서 선생님(가곡)께 큰 절로도 모자랄 깊은 인사를 드립니다. 
아직은 인사받을 여유가 없겠지만 굵은 땀 흘리고 있는 정가악회에도 토닥토닥 인사드립니다. 
결과를 떠나 함께 해주신 대학생 여러분들이 희망이며 이들에게 박수를 건네는 여러분이 이 축제의 주인입니다.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 사발 드림